반려동물은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유해물질에 대한 내성이 훨씬 낮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사람보다 체구가 작은 반려견, 반려묘에게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종종 향기 나는 방향제나 청소용 화학제품을 안전하다고 여기지만, 이들 제품이 반려동물의 호흡기, 피부, 간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독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본 글에서는 실내 생활 반려동물을 위협하는 주요 유독가스와 그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방향제와 디퓨저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집 안에 향기를 더하고자 사용하는 방향제, 캔들, 디퓨저는 대부분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방출합니다. VOCs는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의 성분으로 구성되며, 사람에게도 장기 노출 시 두통, 메스꺼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게는 훨씬 적은 양으로도 호흡기 자극, 피부염, 중추신경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는 간에서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에센셜 오일 기반 디퓨저나 방향제를 흡입하거나 피부에 닿았을 경우 간 기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아지 역시 장시간 방향제가 틀어진 공간에 머무를 경우 식욕 부진, 무기력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방향제를 사용하더라도 반려동물의 생활 공간에서는 최대한 멀리 두고,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자연 유래 또는 무향 제품이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유칼립투스, 티트리, 시트로넬라 등 특정 식물 유래 성분도 동물에게는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ASPCA에서는 특정 오일이나 성분이 반려동물에게 독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꾸준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2. 청소용 화학제품에서 나오는 염소, 암모니아 가스
욕실, 주방, 바닥 등을 청소할 때 자주 사용하는 락스(염소계 세정제)나 변기 세정제, 유리세정제 등은 염소, 암모니아 등의 유독가스를 실내에 확산시킵니다. 이 가스들은 휘발성이 높아 청소 후에도 일정 시간 공기 중에 잔류하며, 반려동물이 바닥을 핥거나 냄새를 맡을 경우 기관지 자극, 구토, 설사, 경련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는 그루밍 습성상 발바닥에 묻은 화학물질을 핥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청소 후 충분한 시간 동안 바닥을 건조시키고, 남은 세제가 없도록 철저히 닦아내야 합니다. 개 역시 바닥 냄새를 맡거나 코를 대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화학성분 흡입 시 코 점막이나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청소 중 염소계와 암모니아계 제품을 함께 사용하면 클로라민이라는 매우 강한 유독가스가 발생하며, 이는 사람에게도 위험하지만 체구가 작은 동물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가능하다면 반려동물이 머무는 공간에는 무향, 저자극, 동물용 인증된 제품을 사용하고, 청소 중이나 청소 직후에는 동물을 다른 방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담배 연기와 조리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실내 흡연은 사람에게도 건강에 매우 해롭지만, 반려동물에게는 더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담배 연기에는 니코틴 외에도 4,000가지 이상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고양이는 흡입 시 폐 섬유증, 구강암, 림프종의 발병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강아지 역시 장기적으로는 호흡기 질환, 기관지염,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주방에서 기름을 고온으로 조리하거나 불완전 연소가 발생할 경우, 일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반려동물은 바닥 가까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바닥층의 공기질이 나쁘면 사람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을 흡입하게 됩니다. 특히 겨울철 환기를 꺼리거나 창문을 오래 닫아두는 경우, 집 안 공기 속 오염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흡연은 반드시 외부에서 하고,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 사용과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합니다. 조리 시에는 후드 사용과 창문 개방을 병행하고, 반려동물이 주방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잠깐 격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 보이지 않는 가스를 실시간 감지하는 것도 추천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제품과 행동 하나하나가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방향제, 세정제, 흡연, 요리 등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는 사람보다 훨씬 민감한 반려동물에게 심각한 질병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내 공기질 개선, 안전한 제품 사용, 생활 습관 점검을 통해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